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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정치) <잿더미에 핀 꽃> 소개 문예 / 미완이나 B급



[예전에 써뒀던 1권 분량 소설의 소개글입니다.]




10년 전, 남태평양의 가상 국가 '카나카 왕국'은 평등주의자 '디에고'가 일으킨 쿠데타로 몰락합니다.
국왕이 카나카 국적을 팔아서 재정을 마련하는 등, 개판으로 국정을 운영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슬슬 우리 왕국 얘기를 해야겠군요.
내가 낳아지고 길러진 조국, 카나카 섬은 인구 13000명 남짓한 작은 섬입니다. 남태평양 미크로네시아 제도에 있는 섬이에요. 인종적으로는 원주민이었던 사모안, 통치자였던 백인, 최근 급속히 유입된 동양인이 고르게 섞여 있는 다민족 국가에요. 저는 세 가지 핏줄을 모두 타고 태어났어요. 저는 지구상 어느 나라에 가서도 이국적인 외모일 겁니다.
우리는 2차 대전 이후 프랑스로부터 독립해서, 주요 광물인 '인광석'을 수출해 살고 있었습니다. 인광석이란, 바다 화석이 쌓여 만들어진 카나카 섬만의 퇴적암이지요. 이 광물의 가치는 그야말로 천문학적이었습니다. 그래서 한 때는 정부가 중동 석유 국가처럼 국민의 모든 것을 책임졌지요.
교육, 의료, 교통… 말 그대로 그 모든 걸.
인구가 적으니 부의 분배도 고르고… 정치적으로도 별 문제가 없었어요. 정확히는 국민 그 누구도 정치에 관심이 없었죠.
하지만 그 찬란한 50년이 지나고 우리 왕국엔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2009년부터 인광석이 점차 고갈되기 시작한 것이죠. 모든 인프라를 유지하며, 과세 없이 전 국민을 먹여 살리기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폭군이 되어 독재를 하기엔 충분했지만 말이죠. 상왕이었던 할아버지께선 국민들에게 어업이나 농업 등 1차 산업에 종사할 것을 권유했지만… 50년간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살아온 국민들에겐 아무래도 무리였습니다. 국민들이 얼마나 나태했는지 아세요?! 나라 공무원의 90%가 외국인이었다니까요. 섬 고유의 전통 기술도 실전되었고… 그런데도 집집마다 페라리가 있었다는 건 블랙유머 수준이군요.
늦게나마 관광업을 부흥시키려 한 아버지였지만, 기초 자금이 부족했어요. 이때 우리 내각은 최악의 수를 두었는데,
우리 카나카 섬 국적을 돈 주고 팔았답니다.
해외 범죄자들이 돈을 주고 카나카 섬의 국적을 사댔을 것은 뻔한 일이지요. 전 세계 유력 마피아들이 우리 섬으로 물밀듯 들어왔답니다. 그 폭탄 같은 사람들은 결국 복지 재정이 바닥나고, 서민 생활의 질이 나빠질 무렵 폭발했습니다. 범죄자 세력은 현 대통령 ‘디에고 구즈만 산체스’에 주도 하에 쿠데타를 일으켜 성공시키고 맙니다. 디에고... 해외유학파 출신인 그가 어떻게 범죄자들의 리더가 되었는지는 아직까지도 의문으로 남아있습니다.
할아버지는 용감히 싸우다 전사했습니다. 상왕다운 당당한 최후였습니다...





자연스럽게 범죄자들이 섬에 유입되기 시작하고, 쿠테타 과정에서 많은 왕족들이 죽고 가까운 친족들도 모조리 죽었습니다. 하여, 열 살의 몰락 공주 타마라는 7년동안 지하 벙커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17세가 되던 날, 국왕과 타마라는 해외 비자금으로 용병들을 모아 왕권 재탈환을 노리게 됩니다.






그렇게 7년이 지나자 우리 카나카 섬은 생지옥이 되었습니다. 마치 봉건군주정을 연상시키는 구조였습니다. 수도의 대통령은 지방을 다스리는 마피아 군벌세력에게 자치권을 주었습니다. 그 결과... 군벌들은 인광석의 수입을 독점하고, 국민들의 생활을 황폐화시켰습니다. 이제 카나카 섬에서 세끼 다 먹고 사는 건, 그들에게 충성하는 사병들 혹은, 대통령 직속령 뿐이었습니다. 전 국민의 분노가 임계점까지 치솟은 이 때, 지하에 숨어 지내던 아버지는 마침내 결단했습니다.
[국민들은 우리가 죽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들이 총을 들고 싸우지 못했던 건, 정치적 구심점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동요할 겁니다… 섬의 힘을 응집할 수 있습니다… 왕실복고의 깃발을 올릴 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누가, 어떻게, 처음으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겠습니까? 누가 무장강습을 시도하겠습니까?]
[해외의 모든 재산을 팔아 용병들을 고용합시다… 그리고 카나카 섬을 해방시킵시다…]
[타마라, 너는 가까이서 그들을 감시하거라…]
[…네…?]
[배신자가 생기면… 네가 솎아내거라…]
[저는 아직 열일곱 살이에요!]
[우리는 정부수반으로서 할 일을 해야 한단다. 오직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란다…]





쿠데타를 일으킨 놈들도 국정 운영이 막장이었는데, 애초에 범죄자들이 찬탈한 정통성 없는 정부였으니까 주변국에서 '테러지원국' 취급하며 왕따시켰기 때문입니다. 결국 '카나카 공화국'은 마약을 유통하고 민간인을 납치해서 노예로 파는 등 또라이짓을 하기 시작합니다.

타마라는 호주 민간군사기업의 도움을 받아 정치범 수용소를 타격해서 옛 왕국군을 규합하고 군벌들을 하나하나 분쇄하기 시작하죠. 게다가 호주나 뉴질랜드는, 마피아보다는 구 왕족들의 통치가 자기 안보에 이득이었기에 다각도로 지원을 해줍니다. (한마디로 세계적 여론전에선 왕국군이 완전히 압도하는 상황)
10년전 타마라에게 총검을 겨눴던 엘리트 시민들도 합세해서 '민병대'가 되어주는데... '디에고'의 이상은 좋았지만, '디에고'는 무력 쿠데타 과정에서 해외 범죄자의 도움을 많이 받았기에, 결국 국정운영의 주도권은 해외 범죄자들에게 있었기 때문입니다. 타마라가 생존했단 사실이 '왕정복고'의 향수를 자극했던 것이죠.


...그렇게 7년이 지났습니다. 친구, 가족, 모든 것을 한 순간에 잃었습니다. 저는 왕실복고의 막중한 임무를 등에 지고, 단 한명의 또래도 없이 오직 혼자서 내각 의원들에게 집중 교육을 받았습니다. 발랄했던 성격은 점차 어두워졌고, 공주로서의 품위도 어느 순간 다 잊어버렸죠. 대놓고 말하자면 그 상황에서 미치지 않아 다행입니다. 이성의 마지막 끈을 잡아주었던 것은 ‘안네의 일기’였지요. 나와 비슷한 상황이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안네를 보면서 스스로를 많이 돌아다보았달까...

...수용소 바로 앞, 하늘을 향해 입을 뻐끔거리던 소년이 마침내 숨을 거뒀습니다. 그는 두 손을 모으며 기도한 채 죽어버렸습니다. 무엇을 기도했을까, 무엇을!
용병들은 분노로 몸을 떨었습니다. 그 때 제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예수님이 이 섬에 계신다면…’ 그 한 마디. 저들이 너희들의 삶을 파괴했어. 학대했어. 이대로 네 죽음을 지켜볼 순 없어.
나는 최대한 절제된 힘으로 소리쳤습니다. “악마, 살인자!”라고. 분노가 공포를 완전히 압도했습니다. 저는 소음기 달린 호신용 권총을 꺼내들었습니다...



왕국군과 민병대는, 디에고의 군대와 일진일퇴를 거듭합니다.
마침내 타마라 등 왕국군은 최악의 수를 쓰는데, 공화국쪽에 항구봉쇄를 걸어서(외교, 호주의 무력 둘 다) 섬 반쪽을 말려죽이는 수를 쓴 겁니다. 카나카는 자체 생산력이 없는 섬이었기에, 결국 많은 민간인들이 굶어죽습니다.

또한 국경지대(전선)의 시민들은 치안을 보장받지 못해 양 측으로부터 약탈당하는 운명이 됩니다. 타마라는 거기서 도망쳐 온 남자애와 사랑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한 달 뒤, 그 남자애는 불타는 국경지대를 보고 "우리집, 우리 엄마 아빠가 불타고 있다!"며 왕국령을 도망칩니다. 타마라는 그 남자애를 뒤쫒아가지만 이미 총격으로 사망한 뒤였습니다.

타마라는 더더욱 폐쇄적이고 우울한 성격이 되어갑니다. "내가 그 애를 죽였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 때 국왕은 새 왕비를 들이게 되고, 살리카법(<- 근대 프랑스 식민지였기 때문입니다. 카나카가 얼마나 뒤떨어진 나라인지 보여주는 장치.) 승계상 적자인 아들을 얻게 됩니다. 새 왕비는 타마라를 유배보내며 구박하고 자살을 종용합니다.

타마라는 결국 폭발하여 용병들을 규합해 아버지를 공격합니다.
1) 가만 있으면 자신이 죽고
2) 항구봉쇄로 민심이 점차 대통령쪽으로 돌아서고 있었기에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타마라는 아버지를 구금하고 왕비는 지하에 격리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여왕이 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즉위하자마자 한 일은, 무역봉쇄로 적국 민간인들이 굶어죽은 잘못을, 아버지와 계모에게 모조리 뒤집어씌우는거였죠. 타마라 본인은 '나는 아무것도 몰랐어요'하는 무고하고 순수한 여자애의 이미지(무능해보일지라도)를 만들어 민심을 안정시킵니다.

타마라는 [나도 결국 디에고 대통령과 다를 게 없는 여자애]라고 자각하게 됩니다.

이 때 '디에고'는 자신의 호위 병력에게 공세 지시를 하는데... 박물관에 있던 열기구를 동원해, 박격포탄을 손으로 떨구며 왕국령을 폭격하라는거였습니다. (카나카는 지금까지 보병전만 치렀거든요.) 대공화기가 없는 왕국령은 속수무책으로 잿더미가 되어가고, 타마라와 용병들은 행글라이더로 대통령궁(구 왕궁)에 침투합니다. 타마라가 왕궁 구조를 전부 꿰고 있는 전직 공주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작전이었죠.


대통령 호위 병력은 전부 열기구에 있었기 때문에 결국 지휘통제실을 무력화시키는데 성공하지만, 타마라의 유일한 친구였던 용병들은 전원 사망합니다. 막판에는 죽어가는 디에고 대통령과 타마라가 대화를 나눕니다. 아래 대화는 주고받는 순서는 아니고 그냥 짜집기한 겁니다.





“타마라. 봐라. 친구를 잃는 기분이 어때?”
“너, 인간쓰레기들을 규합하고 나라를 엎은 사람을 너무 얕본 모양인데.”
“너희 같은 계집애들은 한 트럭이 와도 날 못죽인다.”
“오히려 인광석 시대의 카나카가 비정상이란 생각은 안 해봤나? 국민 전원이 상류층인 나라의 말로는 뻔했던 거다!"
“그런 아집이 나라를 망치게 한다. 우리끼리 싸워봐야 국민들이 고생하지 않겠어?”
“나는 보통 여자애야... 제발 그만 좀 괴롭혀... 그리고 압제자 밑에서 일할 생각은 없어. 게다가 너희는 우리 왕실을 멸족시키려고 했잖아.”
“할 말이 없으니까 ‘보통 여자애’. 웃기지 마라. 너도 통치자다. 누가 왕국의 얼굴이 되어 민병대를 모았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선왕, 그러니까 네 할아버지만 죽이고… 군주제는 보존시킬 생각이었다. 실권만 빼앗고 명예는 유지시킬 생각이었지. 정부의 정통성과 중요한 외교적 카드의 두 마리 토끼를 얻는데, 너희를 내가 왜 죽이려 했겠나? 풍요로운 삶을 누리게 해줬겠지.”
“닥쳐, 닥쳐!”

결국 디에고 대통령은 격분한 타마라의 일격을 맞고 사망합니다. (타마라와 같은 나이의 딸이 있다는 등 2권 떡밥을 넌지시 뿌리며...) 그러나 대통령을 죽이긴 했지만 자신은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진 타마라. 그녀는 호주쪽에 긴급 무전을 날려 대통령궁을 무차별 폭격해달라고 요청합니다. 그 때 타마라는 옛날 자기 방(공주였던 시절)에 들어가 지난 세월을 추억합니다.


...‘카나카 왕국의 공주’이자 ‘왕국군의 명예 지휘관’이란 이름만 생각하는 사람들은 알고 있었을까요. 나도 그저 엄마가 필요한 일개 소녀라는 것을. 18세의 피맺힌 여름날, 나는 어머니가 쓰던 이불을 덮고 통곡했습니다. 세상 모든 것이 날 미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엄마를 안아보듯 이불을 더욱 더 와락 껴안았습니다. 엄마의 체취가 희미하게 느껴졌습니다. 항상 그리운 냄새였어요. 언제나 늘 맡고 살았던 냄새였어요.
그리고 폭격이 시작되었습니다.
8년 전처럼.
사방에서 폭탄소리며 총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지축이 흔들리고 천장의 먼지가 떨어졌습니다. 어렴풋이 사람들의 비명소리도 들렸습니다. 두 귀를 막고 두 눈을 감고 온 몸을 떨었습니다. 생일 선물로 받은 붉은 베레모가 벗겨졌습니다.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죽은 사람들 몫까지, 내가...”
“엄마아아아아아아아아.”
베개를 끌어안으며 비명을 질렀습니다. 엄마가 쓰던 이불 밖은 혼돈과 죽음이 있는 무서운 세상이었습니다. 마침내 저는 지하를 때리는 강력한 소음, 진동과 함께 혼절하고 말았습니다...

여기서 기절하고 상상속의 엄마와 잠깐 면담 좀 하다가... 아래는 몇몇 장면들.


‘타마라. 이제 내 품에서 나와야지.’
‘이 자리 때문에 많은 사람이 죽었어요.’
저는 잿더미에 우두커니 선 왕좌를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이제 18살, 자립할 순간이란다. 네 선택을 후회하고 있니?’
‘이젠 정말 모든 걸 그만두고 싶어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었어요. 전 대통령 같은 괴물이 되어가고 있어요.’

‘이 자리는 사람들이 피를 흘리게 만들면서도...’
저는 어린아이처럼 어머니의 무릎에 앉았습니다. 빛나는 두 손이 제 몸을 안았습니다.
‘동시에 더 이상 피 흘리지 않게 막아주는 자리이기도 하지.

엄마는 저를 안고 자리에서 일어나 왕좌를 향해 한 번 손짓했습니다. 그러자 보석과 비단으로 장식된 200년 가문의 상징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제 타마라는 모두에게 존경받는 여왕이 될 거란다. 이 돌덩이들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렴. 많고 적음 없이 공평하게.’


저는 예식용 왕관 대신 붉은 베레모를 쓰고, 무너진 벽 사이로 보이는 카나카를 바라보았습니다. 시력이 좋아서 들판에 자라난 꽃 한 송이 풀 한포기까지 섬세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어떤 들고양이가 (* 전멸한 용병대 이름이 'Wildcat guard'였습니다) 하얀 꽃무리 주변을 뱅글뱅글 돌고 있었습니다. 방금 전까지 포화가 쏟아지던 땅인데도, 전혀 위축되지 않고, 귀족처럼 고고하게 말이죠. 녀석은 먼 곳에서 제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네가 어떤 선택을 하나 지켜볼 거야.’ 이렇게 말하는 듯이.
마침내, 저는 나라와 내 백성을 향해 위엄 있는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나는 여왕에 즉위했음을 현 시간부로 공식 선포한다.
만인지상 여왕의 이름으로, 내전 종식을 선언한다.
어떠한 종류의 무력행위도 반란으로 규정하겠다.
카나카를 내 이름 아래 재통합하겠다.

그리고 왕좌에서 걸어 내려와, 다시 선포했습니다.

이제 저는 여왕이 아닌 보통 사람입니다.
정확히 1년 뒤 모든 실권을 내려놓겠습니다.
잿더미부터 다시 시작해봅시다.


타마라는 민병대의 해산을 명령하고 스스로 왕권을 포기합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방 외교를 호주에게 위임하고(군정이라고 하죠.), 직접선거제를 실시하게 합니다. 에필로그에서, 타마라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외 여행을 가서 대단한 충격을 먹게 되죠.


빽빽이 서 있는 고층 건물들, 끝없이 펼쳐진 도로. 예쁜 옷을 차려입은 사람들. 등줄기에 소름이 지나갔습니다. 공기에서부터 평화가 느껴졌다면 과장일까요. 해맑게 웃으며 조깅을 하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나랑 비슷한 나이일거야. 어쩌면 저렇게 예쁜 표정을 지을 수가 있지.
분수에서 솟아나오는 물줄기, 뛰어노는 강아지. 전성기 카나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문득 생각했습니다. 카나카는 분명히 부유한 나라였지만, 두 시간이면 모든 도로를 구경할 수 있는 나라니까,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입장에선 모든 것이 미니어처처럼 보일 거예요.
충격이었습니다.
이것이 강대국이구나. 견문이 넓어짐과 동시에 이상야릇한 허무감도 커졌습니다. 만약 우리 부녀가 여기로 망명을 왔었다면, 인생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저 사람들만큼 행복하지 않았을까? 평범하게 사랑도 하고, 학교도 다니면서... 여태까지의 내 삶은 뭐였던 거지? 여긴 심지어 노숙자들도 살이 쪘잖아. 내 손바닥을 봐. 공주인데도 곡괭이질을 하도 많이 해서 가시가 다 박혔어.
왜 카나카는 이런 것 하나 만들지 못해 전부 수입해야 했지.
심지어 일개 동네 백화점의 식당이 옛 왕궁의 레스토랑만큼 화려했습니다. 이쯤 되자 할 말을 잊었습니다. 뭐든지 십만 배 더 있을 뿐만 아니라... 십만 배는 더 웅장한가봐. 인광석 시절의 카나카의 개인구매력이 세계 2위라고 들었기에, 호주도 딱 그 정도 부유할거라고 예상했는데, 이게 웬걸. 카나카에 한두 개 있었던 10층 빌딩이 저 하늘의 별만큼 많았습니다.
전성기의 우리는 정말로 나태했었구나.
그 돈을 가지고 뭔가 이룰 생각은 안하고, 먹고 마시고 입는데 다 썼어.
후손인 제가 해서는 안 될 생각이지만, 선왕께서 해외 유학파 엘리트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지 못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카나카 밖에서 이런 걸 보고 왔는데 자극이 없었을 리 만무합니다. 개혁과 개발을 외쳤을 사람들이 왜 아무 힘도 쓰지 못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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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동안 책 한권 쓰다가 공모전 탈락하고 너무 빡쳐서 파일 자체를 봉인해버렸었다. 이걸 언제 다시 고쳐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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